노후 준비의 필수 아이템인 연금저축은 단순히 내가 노후에 쓸 돈을 모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가 정성껏 쌓아온 이 자산이 남겨진 가족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연금저축의 상속과 증여, 특히 배우자와 자녀에게 전달되는 방식의 차이와 세금 이슈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배우자
배우자에게는 연금저축 승계가 가능합니다. 연금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해당 계좌를 배우자의 명의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연금계좌를 연금으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만족해야 합니다.
- 나이, 만 55세 이상
- 연금계좌 가입기간 (계좌 개설일에 따라 5년 혹은 10년 이상)
나이의 경우, 승계를 받는 배우자의 나이를 기준으로 합니다. 연금계좌 가입기간은 원래 계좌의 주인인 피상속인의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즉, 연금계좌 승계 이전에 연금계좌 가입기간이 개시 조건을 만족했다면, 승계하고 나서 배우자의 나이만 충족이 되면 개시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때 연금 수령한도 역시 피상속인의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해지해서 상속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 연금계좌 해지의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16.5%의 기타소득세가 아니라 연금소득세(5.5%~3.3%)가 적용이 됩니다. "세액공제받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으며, "세액공제 받은 금액", "운용수익"에 대해서만 연금소득세를 납부하면 됩니다.
만약 배우자가 연금계좌를 승계하고 나서 연금으로 수령하지 않고 해지를 하게 되는 경우, 기타소득세 16.5%를 내야합니다. 때문에 승계가 아니라 해지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을 잘 판단하셔서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금계좌 승계/해지 시, 기한을 잘 지키셔야 합니다.
승계의 경우,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신청을 해야 하며, 해지의 경우 사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증빙을 제출해야 합니다. 기한이 있다는 내용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기한 안에 꼭 처리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승계를 하더라도 연금계좌 평가액에 대해서 상속세는 납부해야 하며, 상속개시일의 연금계좌 평가액이 상속세 산정 기준이 됩니다. 연금계좌의 해지 시점 등과는 무관합니다.
2. 자녀
배우자와 달리 자녀에게는 연금저축 계좌 자체를 그대로 물려주는 '승계'가 불가능합니다. 자녀가 상속받게 될 경우, 원칙적으로는 해당 계좌를 해지하여 현금으로 수령하게 됩니다.
연금계좌 해지 시 발생하는 세금은 앞서 설명한 것과 동일하게, "세액공제 받지 않은 금액"은 비과세이고, "세액공제 받은 금액", "운용수익"에 대해서만 연금소득세를 납부하면 됩니다.

그럼 증여도 가능할까요?
가끔 살아생전에 자녀에게 연금저축 계좌 자체를 넘겨주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연금저축 계좌의 명의 변경을 통한 '증여'는 불가능합니다.
자녀에게 연금저축 혜택을 주고 싶다면, 증여세를 면제받는 범위(성년 자녀 10년간 5천만 원) 내에서 현금을 증여한 뒤, 자녀 명의의 연금저축 계좌를 새로 개설하여 납입해 주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입니다.
연금저축은 가입자가 끝까지 살아 연금으로 받는 것이 최상이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불행한 상황에서도 세법은 상속인을 배려하는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가입자가 55세가 되지 않았더라도 '부득이한 사유'를 활용해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배우자라면 '승계'라는 옵션이 있다는 점을 잘 기억해두셨다가 상황에 맞게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