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가 재산의 대부분인데 매달 쓸 돈은 빠듯한 경우가 많습니다. 주택연금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제도인데, 막상 가입을 앞두고는 망설이게 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집값이 오르면 손해다, 집을 나라에 넘기는 거다, 기초연금이 깎인다. 자녀들이 걱정하며 말리는 이유도 대체로 이 셋입니다.
하나씩 확인해봤습니다. 결론만 먼저 말씀드리면 세 가지 모두 사실과 다릅니다만, 대신 따져봐야 할 다른 것들이 있습니다.
금액부터 말씀드리면, 70세에 5억원짜리 집으로 가입하면 월 154만원 정도가 평생 나옵니다.
오해 1. 집값이 오르면 손해다?
가입자와 배우자가 모두 사망하면 그때 집을 처분해서 정산합니다. 이 정산 방식이 양쪽으로 다릅니다.

집을 판 돈이 그동안 받은 연금과 이자, 보증료를 합친 금액보다 많으면 남은 차액은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반대로 오래 사셔서 받은 돈이 집값을 넘어서도 부족분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집값이 올랐다고 그 돈을 나라가 가져가는 구조는 아닙니다. 오른 만큼은 정산 후에 자녀 몫으로 남습니다.
다만 짚어둘 게 하나 있습니다. 월지급금은 가입할 때의 집값을 기준으로 정해지고, 그 뒤로 집값이 올라도 다시 계산하지 않습니다. 집값이 크게 오를 것 같다면 연금액이 아쉬울 수는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손해를 보는 것과는 다른 문제지만, 가입 시점을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오해 2. 집 소유권을 나라에 넘긴다? (저당권 방식 vs 신탁 방식)
가입 방식이 두 가지라 나눠서 봐야 합니다.

저당권 방식은 집에 근저당권만 설정합니다. 소유권은 그대로 본인에게 있고, 평생 그 집에 살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와 같은 모양입니다.
신탁 방식은 소유권이 주택금융공사로 넘어갑니다. 다만 이건 형식이고, 그 집에 살면서 쓰고 누릴 권리는 가입자에게 그대로 남습니다. 대신 가입할 때 배우자를 사후수익자로 지정해두면,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자녀들의 동의 없이 배우자에게 연금이 그대로 넘어갑니다. 저당권 방식은 이때 공동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필요해서, 자녀 사이에 의견이 갈리면 남은 배우자의 연금이 끊길 수 있습니다.
소유권을 잃고 쫓겨나는 일은 어느 쪽에도 없습니다. 남은 배우자만 놓고 보면 신탁 방식이 마음 편한 쪽이고, 집을 세놓을 계획이나 비용까지 같이 보고 고르시면 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도 남은 배우자는 같은 금액을 그대로 평생 받습니다. 연금이 줄지 않습니다.
오해 3. 기초연금이 깎인다?
이건 반대로 알려진 경우가 많은데, 주택연금은 기초연금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중에 소득인정액이 하위 70%에 드는 분에게 나옵니다. 여기서 주택연금 월지급금은 소득이 아니라 대출로 봅니다. 그래서 소득인정액을 계산할 때 소득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연금을 받은 만큼 쌓인 대출잔액은 부채로 빼줍니다. 집값에서 대출잔액을 뺀 금액이 재산으로 잡히니, 연금을 오래 받을수록 재산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그러니 "집 때문에 기초연금을 못 받는다"는 상황이라면, 주택연금이 그 문턱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집 자체는 계속 재산으로 잡히니, 가입하자마자 기초연금 대상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얼마를 받나요?
가장 많이 쓰는 종신지급 정액형(일반주택, 2026년 3월 1일 기준)으로 월지급금은 다음과 같습니다.

70세에 5억원짜리 집이면 월 154만원 정도, 75세에 7억원이면 월 267만원 정도입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집값이 비쌀수록 많아집니다.
부부가 함께 가입하면 나이가 적은 쪽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배우자가 한참 젊으면 그만큼 월지급금이 줄어듭니다. 대신 그 금액을 두 사람 모두 평생 받는 구조이니, 젊은 쪽 수명까지 감안한 계산인 셈입니다.
가입 자격은 부부 중 한 명이 만 55세 이상, 부부 합산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입니다.
2026년 3월부터 보증료가 바뀌었습니다
가입 비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가입할 때 한 번 내는 초기보증료가 집값의 1.5%에서 1.0%로 낮아졌습니다. 5억원 집이면 7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줄어드는 셈입니다. 가입 후 마음이 바뀌었을 때 이 돈을 경과 기간에 따라 일부 돌려받을 수 있는데, 그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늘었습니다.
대신 매년 내는 연보증료가 대출잔액의 0.75%에서 0.95%로 올랐습니다. 가입 초기 부담은 가벼워지고, 오래 받을수록 누적 비용은 조금 더 드는 구조로 바뀐 셈입니다. 2026년 3월 1일 이후 새로 신청하는 분부터 적용됩니다.
오해는 아니지만, 주택연금 단점으로 남는 것들
세 가지 오해가 풀렸다고 해서 모두에게 맞는 제도는 아닙니다. 가입 전에 확인하실 것들입니다.
- 월지급금은 가입 시점 집값으로 고정됩니다. 물가가 올라도 금액은 그대로입니다
- 받은 연금에 이자와 보증료가 계속 붙어 대출잔액이 불어납니다. 그만큼 자녀에게 남는 몫은 줄어듭니다
- 중도 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연금과 이자, 보증료를 한꺼번에 갚아야 하고, 같은 집으로는 3년간 다시 가입할 수 없습니다
- 집을 팔아 작은 집으로 옮기는 방법과 비교해봐야 합니다. 차액이 크다면 그쪽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 실버타운이나 요양시설로 옮길 계획이 있다면, 노인주거복지시설 입주 같은 실거주 예외 사유를 입증하고 주택금융공사의 승인을 받아야 연금이 유지됩니다
실버타운 입주와 주택연금을 함께 쓰는 방법은 지난 글에서 다뤘습니다.
https://timerichlab.com/info/T2jhmP00vAqKCnYnwKPM
국민연금과 퇴직연금·개인연금을 합쳐서 나이별로 얼마가 들어오는지는 아래에서 직접 넣어보실 수 있습니다.
https://timerichlab.com/?tab=pension
은퇴 후 건강보험료가 얼마나 나올지는 아래에서 계산해보실 수 있습니다.
https://timerichlab.com/?tab=health-insurance-simulator
주택연금은 한 번 가입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선택입니다. 그래서 오해 때문에 미루는 것도, 반대로 서둘러 가입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월지급금과 정산 구조, 그리고 집을 줄여 옮기는 방법까지 같이 놓고 비교해보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제가 금융 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잘못된 부분을 발견하시면 언제든지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참고 자료
-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의 장점 (평생거주·국가보증·상속 정산)
- 한국주택금융공사, 월지급금 예시 (2026.03.01 기준, 종신지급 정액형)
- 한국주택금융공사, 신탁방식 주택연금 안내
- 금융위원회, 2026년 주택연금 개선방안 (초기보증료·연보증료 조정)
- 보건복지부, 기초연금 소득인정액 산정 기준